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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설국열차 / 주인공탐색 / 줄거리 / 흥행

by cjf2831 2025. 5. 11.

설국열차
설국열차

 

2013년 개봉한 영화 <설국열차>는 프랑스 그래픽 노블 『Le Transperceneige』를 원작으로 한 봉준호 감독의 첫 영어 대사 중심 작품이다. 전 세계가 빙하기에 휩싸인 가운데, 살아남은 인류가 탑승한 거대한 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생존과 계급투쟁의 이야기를 담았다. 비주류 세계관, 선 굵은 액션, 철학적 메시지, 다국적 캐스팅이 조화를 이루며 한국 영화가 세계 무대로 진출하는 데 결정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작품이기도 하다. 본문에서는 <설국열차> 속 주인공들의 심리와 계급적 위치, 줄거리 전개의 상징성, 그리고 국내외 흥행 및 반향에 대해 다각도로 살펴본다.

영화 설국열차 주인공 탐색: 꼬리칸의 리더에서 인간으로 거듭나는 커티스

<설국열차>의 중심에는 ‘커티스’라는 인물이 있다. 크리스 에반스가 연기한 커티스는 열차의 맨 뒤칸, 즉 하층민 계급인 꼬리칸에서 살아가는 청년으로, 극의 내내 열차 앞쪽으로 진격하며 혁명을 주도하는 인물이다. 그는 대사보다는 눈빛과 표정, 행동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캐릭터로, 한 명의 행동가이자 지도자,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내면적 고뇌를 상징한다.
처음 등장하는 커티스는 조직적이며 냉철한 리더로 그려진다. 꼬리칸의 현실에 분노하면서도, 그 분노를 전략적 계획 아래 억누르며 혁명에 집중한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의 내면에는 복잡한 죄의식과 인간적인 취약함이 숨어 있음이 드러난다. 특히 후반부에서 과거 인육을 먹었던 경험, 자신이 새로운 계급의 리더가 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 등이 드러나며, 그는 단순한 영웅이 아닌, 고뇌와 후회를 안고 있는 ‘불완전한 인간’으로 재탄생한다.
또한 커티스와 대비되는 인물로는 ‘남궁민수’(송강호 분)가 있다. 그는 보안 시스템을 해제할 수 있는 기술자이자 전 구획의 문을 여는 열쇠 같은 존재로, 한국인의 시선에서 열차를 바라보는 이질적인 관찰자 역할을 한다. 그의 딸 요나(고아성 분)는 초감각적 능력을 가진 소녀로 묘사되며, 열차 밖의 가능성을 암시하는 상징적인 캐릭터다.
그리고 열차의 ‘창조자’이자 지배자인 윌포드(에드 해리스)는 커티스의 대척점에 있는 인물로, 완벽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냉혹한 통치자다. 그는 커티스에게 ‘혁명의 필요성조차 시스템의 일부’라는 충격적 진실을 밝히며, 커티스를 시스템의 후계자로 설득하려 한다.
이처럼 <설국열차>는 커티스를 중심으로 각 계급과 공간, 상징을 따라 인물을 배치하며, 그들의 심리 변화와 행동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사회 구조의 비틀림을 날카롭게 묘사한다. 주인공은 단순히 계급을 전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자신의 위치와 본질을 되돌아보며 인간답게 살아가는 길을 찾아나간다.

줄거리 해석: 직선 구조의 열차가 말하는 계급의 진실

<설국열차>의 줄거리는 단순히 ‘뒤에서 앞으로 간다’는 물리적 구조를 갖지만, 그 여정은 곧 사회적 계층의 이동을 은유한다. 영화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인류의 시도가 오히려 빙하기를 초래해, 살아남은 소수 인류가 영구기관 열차 ‘설국열차’에 탑승해 순환하며 살아간다는 설정에서 시작된다.
열차는 계급별로 구획이 나뉘어 있고, 꼬리칸에는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빈민들이 모여 있다. 이들은 배급받는 단백질 블록으로 연명하며, 철저히 통제된 삶을 살아간다. 반면 열차의 앞쪽으로 갈수록 환경은 점점 풍요로워지며, 사치와 여유가 넘치는 공간이 펼쳐진다. 이 구획 자체가 ‘사회 계층 구조’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장치다.
영화의 주요 사건은 꼬리칸 사람들이 혁명을 계획하고, 문을 열고, 점차 앞으로 나아가며 각 구획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각 칸은 단지 공간이 아니라, 인간 욕망과 계층의 메타포다. 수산물 양식칸, 학교 칸, 클럽 칸 등은 각기 다른 사회 기능을 대표하며, 그 안에서 인간은 제도에 길들여진 존재로 묘사된다.
중반 이후에는 반전이 겹겹이 쌓인다. 예를 들어 혁명의 실질적 리더였던 길리엄(존 허트 분)이 사실은 윌포드와 공모해 ‘질서 유지’를 위한 계획된 반란을 주도했다는 설정은, 관객에게 시스템 내부의 함정을 보여주는 결정적 전환점이 된다.
결말에 가까워질수록 영화는 철학적 깊이를 더한다. 윌포드는 커티스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하고, 모든 혁명과 저항이 ‘설계된 필연’이라는 진실을 밝힌다. 커티스는 이 제안을 거부하고, 남궁민수는 열차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탈 시스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결국 열차는 파괴되고, 살아남은 요나와 흑곰이 눈 덮인 땅 위에서 새로운 생명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죽음과 희생 위에 피어난 희망의 상징이자, 인간이 다시 시스템이 아닌 자연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설국열차>의 줄거리는 단선적 구조 안에 다층적인 의미를 담고 있으며, 봉준호 감독 특유의 장르 혼합과 상징적 연출로 인간 사회의 근본 문제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흥행과 반향: 한국영화 최초 글로벌 블록버스터의 성과

<설국열차>는 430억 원 이상의 제작비를 들인 초대형 프로젝트로, 당시 한국영화로서는 유례없는 글로벌 협업의 결과물이었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프랑스 원작자, 미국과 체코 제작진, 한국 스태프와 다국적 배우들이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개봉 전부터 국내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935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미국, 프랑스, 일본 등에서도 독립영화계와 주류 배급사들의 관심을 동시에 받았다. 특히 북미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디렉터스 컷이 일부 상영관에서 개봉되어 큰 화제를 모았고, 입소문을 통해 장기 상영되었다.
비평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94%, 메타크리틱 점수 84점으로, 해외 평론가들은 <설국열차>를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새로운 지평’, ‘정치적 은유와 스릴러의 완벽한 조합’이라 평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연말 추천작’으로 언급하면서 일반 대중의 관심도 확대되었다.

이 영화의 흥행은 단순한 박스오피스를 넘어,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무대에서 언어 장벽 없이 소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후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 봉준호 감독의 작품들이 널리 유통되었고, <설국열차>는 2020년 미국에서 드라마 시리즈로 리메이크되며 또 한 번 재조명받았다.
뿐만 아니라 영화는 사회과학, 정치학, 철학 강의의 주요 사례로 인용되며 ‘계급론적 영화 교육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하나의 작품이 영화 산업, 콘텐츠 확장, 교육적 활용이라는 삼중적 가치를 실현한 대표 사례가 된 것이다.

<설국열차>는 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서 사회를 보는 렌즈이자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이다. 계급과 질서, 희생과 혁명, 시스템과 자유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 작품은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철학적 사유를 이끄는 정치우화로 완성되었다. 봉준호 감독의 선구적인 연출력과 배우들의 명연기, 그리고 도전적인 제작 방식은 <설국열차>를 한국영화의 새로운 이정표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