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개봉한 재난 코미디 영화 ‘액시트(EXIT)’는 독창적인 설정과 현실적인 감정선, 그리고 가족 중심의 서사로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입니다.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닌,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달하는 휴먼 드라마로서의 특색이 강하며, 유쾌함 속에 녹아든 사회적 메시지와 배우들의 호연이 특히 주목받았습니다. ‘액시트’는 신인 감독 이상근의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연출력과 치밀한 구성으로 흥행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거머쥔 영화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액시트’의 줄거리, 주요 등장인물 탐색, 그리고 관객 및 평론가들의 리뷰까지 순서대로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영화 액시트 줄거리: 유쾌한 생존기 속에 담긴 절박함
‘액시트’는 정체불명의 유독가스가 도시를 덮치며 벌어지는 생존 상황을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영화는 졸업 이후 취업에 실패하고 부모님 집에 얹혀사는 30대 백수 용남(조정석 분)이 가족 모임에서 대학 시절 클라이밍 동아리 선배였던 의주(윤아 분)를 다시 만나며 시작됩니다. 의주는 현재 결혼식장이자 연회장인 ‘드림웨딩’의 직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용남은 어색한 감정을 안고 그녀를 대하게 됩니다.
모임이 끝날 무렵, 갑작스럽게 정체불명의 유독가스가 도심 한복판에서 퍼지기 시작합니다. 순식간에 건물 아래층까지 퍼진 가스는 치명적이었고, 대피는 쉽지 않았습니다. 이때 클라이밍 경험이 있는 용남과 의주는 건물 외벽을 타고 위층으로 탈출을 시도하게 되고, 고층 건물 사이를 뛰어넘으며 목숨을 건 사투를 벌입니다. 단순히 가스에서 벗어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위기 속에서도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지키려는 인물들의 선택과 행동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룹니다.
영화는 실제 재난 상황에서 마주칠 수 있는 공포와 절박함을 유쾌하게 풀어내며 관객에게 긴장감과 동시에 웃음을 제공합니다. 유독가스를 피하기 위한 주인공들의 고군분투는 때론 손에 땀을 쥐게 만들고, 때론 그들 사이의 미묘한 감정선을 통해 감동을 자아냅니다. CG보다는 현실적인 공간 활용, 물리적 장애물을 활용한 액션 시퀀스가 두드러지며, 한국형 재난 영화로서 신선한 시도를 보여줍니다.
주인공 탐색: 현실 속 평범함이 영웅이 되는 순간
‘액시트’의 중심인물 용남과 의주는 한국 사회 속 평범한 청년의 초상을 대변하는 인물들입니다. 조정석이 연기한 용남은 한때 클라이밍에 뛰어났지만, 졸업 후 오랜 기간 취업에 실패하며 자존감이 바닥을 친 인물입니다. 그는 부모님의 눈치도 보고, 사회의 시선에도 위축되어 있지만, 가족을 챙기려는 따뜻한 성격과 위기 앞에서 발휘되는 용기와 침착함으로 인물의 입체성을 더합니다.
반면 윤아가 연기한 의주는 현실적인 여성 캐릭터로, 독립적이고 당당하면서도 내면에는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불안함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드림웨딩에서 일하며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그녀는, 재난이 닥쳤을 때 누구보다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합니다. 과거 클라이밍 동아리의 경험이 위기 상황에서 생존 능력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표현됩니다.
이 두 인물의 관계는 단순한 로맨스나 우정의 차원을 넘어섭니다. 위기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 그리고 서로의 강점을 인정하는 장면들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특히 의주의 강인함과 용남의 끈기가 대비되면서도 조화를 이루며, ‘누구나 평범한 삶 속에서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조정석과 윤아 두 배우의 자연스러운 케미스트리 역시 이들의 매력을 배가시킵니다.
주인공들의 전형적이지 않은 설정은 이 영화의 큰 강점 중 하나입니다. 화려하거나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캐릭터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들이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은 관객에게 큰 공감과 몰입을 선사합니다. 이는 단순한 오락 이상의 감동을 전달하며, ‘액시트’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리뷰: 웃음과 감동, 긴장감이 절묘하게 섞인 웰메이드 재난극
‘액시트’는 개봉 당시 평론가들과 관객들 모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흥행과 완성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2019년 7월 말 개봉해 전국 94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했으며, 여름 시장에서 예상외의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기존의 무거운 재난 영화들과 달리, 밝고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생존의 긴박함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코미디와 액션의 균형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조정석 특유의 익살스러운 연기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관객의 웃음을 유도하며 분위기를 환기시켰고, 윤아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우려를 깨고 진중하고 현실적인 연기로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녀의 진중한 표정 연기와 체력적 열연은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기에 충분했습니다.
재난 상황의 현실적인 묘사 역시 극찬을 받았습니다. CG 효과보다는 실제 건물과 거리, 다양한 구조물 등을 활용한 장면 구성은 관객들에게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땠을까’라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를 통해 긴장감과 몰입도를 극대화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 또한 은근하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무력해진 청년 세대, 가족 내에서의 갈등과 이해, 그리고 평범함 속에서의 용기 등 다양한 주제가 영화 전반에 흐르며, 관객의 감정을 자극합니다.
전문 평론가들도 ‘액시트’를 두고 ‘한국형 재난 영화의 모범적인 사례’라 평가했습니다. 지나치게 감정에 호소하거나 자극적인 전개 없이,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는 스토리 전개로 재난 영화가 줄 수 있는 메시지와 재미를 동시에 담았다는 점이 높이 평가됩니다. 특히 재난 영화 특유의 절망과 파괴보다는, 그 안에서의 인간적인 유대와 성장에 더 초점을 맞춘 점이 관객과 평단 모두를 사로잡았습니다.
결국 ‘액시트’는 단순한 생존기가 아니라, 현실적인 상황에서 누구나 발휘할 수 있는 용기와 연대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흥행 성과, 배우들의 연기, 연출력 등 모든 면에서 균형 잡힌 웰메이드 작품으로 평가되며, 앞으로도 한국 재난 영화의 대표작 중 하나로 회자될 가능성이 높습니다.